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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훈의 그날이 오면 ♣

이연옥(지니) 2019. 2. 27. 10:35

♧ 그날이 오면 - 심훈 ♧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같이 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고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둘쳐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Mozart Medley - Andre Rie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