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에서/☞ 경수IT 수업

그런게 아니었나 봅니다

이연옥(지니) 2019. 6. 14. 11:47
      그런게 아니었나 봅니다. 여름 시계는 느려터진 줄만 알았습니다. 바람 잔잔한 한여름 오후 나무 가지도 더위에 축 늘어져 옴짝하지 않고 떠돌던 흰 구름도 모였다 흩어졌다 함을 멈추고 있기에 여름 시계도 늘어져서 가지 아니할 줄 알았습니다. 9월은 멀리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철모르는 코스모스가 한 두 송이 피고 지지마는 철을 아는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꽃물결의 장관은 아직 연출되지 않기에 9월은 저 멀리서 천천히 올 줄만 알았습니다. 산 넘고 물 건너, 가고 또 가봐야 가을을 만나볼 줄 알았습니다. 눈감고 가만히 들어보면 마음으로 들리는 소리가 여름 파도소리 인줄 알았더니 그것이 가을이 오는 소리였나 봅니다. 가을은 미리 가을 색으로 마구 칠해놓고 그 길 따라 천천히 오는 줄만 알았더니 그런게 아니였나 봅니다. 푸르름이 아직 한창인데 알알이 익은 포도송이를 맛보면서 성큼 코끝에 미리 전해지는 가을 내음에 보고픔에 가슴이 미리 아프려고 하니 가을이 짙게 물들어 오면 얼마나 아파해야 할 지 나 모릅니다. 가을이 다가옴을 알았습니다. 가을에는 아프다고들 하기에 그게 거짓인 줄 알았습니다.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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